성명/논평2004.08.11 16:30

 

2002년 7월 11일 울산에서 신원불상의 두 가해자에 의한 성폭력 사건이 있었습니다. 수사기관의 대응 미진, 수사과정에서의 2차 피해로 피해자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피해자는 2003년 8월 4일 울산지방법원에 국가(대한민국, 울산)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이 소송은 사건 당시 울산지방경찰서의 '112 신고 상황처리 위반', '수사긴급배치규칙' 위반, 성범죄수사 및 공판관여 시 피해자보호에 관한 지침 위반, 잦은 담당자 교체 및 수사지연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8월 18일 선고를 앞두고,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에서는 아래의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하였습니다.

성폭력피해 국가상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 관련 탄원서

1. 사회정의 구현에 힘쓰는 재판부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본 협의회는 성폭력 피해자를 지원하는 전국 117개 성폭력 상담소와 12개의 피해자 보호시설의 협의기구입니다.

2. 본 협의회는 이번 소송이 성폭력 범죄에 대한 국가책임을 분명히 하는 의미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인식 하에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바라며 탄원서를 제출하게 되었습니다.

3. 국가는 국민의 권리를 보호할 당연한 책무를 지며, 특히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에서는 성폭력 범죄를 예방하고 피해자를 보호해야 하는 국가의 의무를 명백히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형사사법기관의 성폭력 범죄 처리과정을 보면, 국가가 성폭력범죄의 심각성을 인식하여 이 사회에서 성폭력범죄를 근절시키고자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과 함께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이번 소송은 단지 선언적인 의무로만 그친 헌법과 성폭력특별법 상의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에 현실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성폭력범죄는 국가가 적극 해결해야 할 중요한 사회적 범죄임을 일깨우는 기회로 자리매김 되어야 할 것입니다.

4. 성폭력 범죄는 피해자에게 심각한 피해와 고통을 주는 강력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사건을 담당하는 형사사법담당자들의 인식은 그렇지 않음을 봅니다. 초동수사에서의 적극적인 수사개입이 이루어지지 않아 증거수집의 기회를 놓치거나 가해자 검거에 실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잦은 담당자 교체와 미진한 인수인계로 인하여 수사가 지연되거나 피해자 측에 불필요한 절차를 반복하게 하여 또 다른 고통을 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형사사법담당자들의 성폭력 범죄에 대한 이해와 인식의 부족으로 수사과정에서 피해자의 성경험에 대한 질문, 피해자의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언행으로 피해자를 더욱 힘들게 하는 2차 피해를 주기도 합니다. 본 협의회와 여성단체들은 그동안 성폭력 범죄에 대한 이해 부족과 형사절차상의 2차 피해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최근 검찰과 경찰의 변화의 움직임도 있으나 이번 사건에서도 보듯이 형사사법기관의 인식 및 수사 실무상의 문제점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5. 본 사건의 처리과정에 있어 경찰은 정상적인 수사과정을 거쳤고, 피해자에게 한 모욕적인 질문조차도 수사상 필요한 것이었다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소송에 대해 특별대우를 해달라는 무리한 요구라고 치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구태의연하고 미진한 수사가 '정상적인 수사'이고 피해자의 정당한 요구를 '특별대우를 바라는 무리한 요구'로 보는 것은 경찰의 성폭력 범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함을 잘 보여주는 예입니다. 또한 구강사정 여부나 성경험의 유무를 묻는 등 피해자에게 모욕적인 질문을 하는 것은 단순히 수사담당자의 실수가 아닌 형사절차상 꾸준히 문제된 2차 피해로 규정해야 한다는 것이 본 협의회의 판단입니다. 성폭력특별법은 성폭력 범죄의 예방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해 국가가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재원을 마련한 것을 명문으로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비추어 볼 때 기존의 수사관행은 관행으로서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개선되어야 할 대상일 것입니다.

6. 원고측은 이번 소송을 하는 것이 단지 일선 형사들 개인의 책임을 묻기 위한 것이 아니라 여전히 변화 없는 경찰의 구태의연한 수사로 성폭력 범죄를 계속 조장, 방치하고 있는 국가에 책임을 묻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성폭력 범죄를 개인적인 사고로 치부하지 않고 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분명히 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원고의 용기와 의지에 대해 본 협의회는 지지를 보냅니다. 재판부가 현명한 판결을 내려 성폭력 범죄에 대한 국가책임을 분명히하고 형사사법절차가 여성의 인권을 보호ㆍ존중하는 방향으로 개선되는 의미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시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2004년 8월 11일

전국성폭력상담소·피해자보호시설 협의회 (한국성폭력상담소, 서울여성의전화, 한국여성민우회 가족과성상담소, 내일청소년상담소, 한국여성상담센터, 신사종합사회복지관부설 성폭력상담소, 천주교성폭력상담소, 여성·장애인통합성폭력상담소, 장애여성공감, 서울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인천여성의전화, 대한가족보건복지협의회 성폭력피해 상담소, 강화여성의전화, 인천여성성폭력상담소, 수원여성의전화, 성남여성의전화, 김포여성민우회 부설 가족과 성상담소, 평택성폭력상담소, 경기북부성폭력상담소, 안산 YWCA 여성과성상담소, 한국가정법률상담소부설 평택안성지부 성폭력상담소, 군포여성민우회 부설 가족과성담소, 의정부성폭력상담소, 동두천성폭력상담소, 광명YWCA 성폭력상담소, 하남 YWCA성폭력상담소, 정왕종합사회복지관 시흥성폭력상담소, 부천여성의전화, 군포내일상담소, 의왕 가정·성상담소, 경기가족·성 상담센터, 안산시민의모임 성폭력상담소, 파주상담센터 뜰, 고양여성민우회 가족과성상담소, 이천성폭력상담소, 구리성폭력상담소, 용인여성상담소, 동두천여성상담센터, 김포여성의전화, 남양주시 성폭력상담소, 남양주 YWCA 가족과성담소, 경원사회복지회부설 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강릉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 동해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 속초성폭력상담소, 원주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 춘천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 강원 베다니 쉼터, 충남성폭력상담소, 천안여성의전화, 조치원YWCA성폭력상담소, 홍성성폭력피해상담소, 장애인아산성폭력상담소, 청주YWCA여성종합상담소, 청주여성의전화, 대전가족보건복지협회 부설 성폭력상담소, 대전YWCA성폭력상담소, 목포여성상담센터, 전남성폭력상담소, 여수성폭력상담소, 성폭력예방치료센터, 전주여성의전화, 군산성폭력상담소, 익산성폭력상담소, 성폭력예방치료센터정읍지부, 성폭력예방치료센터김제지부, 남원YWCA성폭력상담소, 정읍시민성폭력상담소,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전북지회, 한국여성장애인연합부설전주장애인성폭력상담소, 광주여성민우회 가족과성상담소,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광주전남지회, 광주여성의전화, 한국여성장애인연합부설 광주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제주YWCA부설여성의피난처, 제주여민회부설 여성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부설 대구성폭력상담소,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대구·경북지회, 한국결혼가족복지회 부설 라포르성폭력상담소, 가족복지실천본부 중부복지상담센터, 대구강북성폭력상담소, 대구여성폭력통합상담소, 대구여성장애인통합상담소, 경북여성통합상담소, 구미성폭력상담소, 필그림가정폭력·성폭력상담소, 문경성폭력상담소, 칠곡여성폭력종합상담센터, 한마음통합상담소, 경산성폭력상담소, 경남여성회 부설 성가족상담소, 진주여성민우회 부설 가족과성상담소, 김해여성의전화, 진해여성의전화, 마산여성장애인연대성폭력상담소, 부산여성의전화 성·가정폭력상담센터, 부산성폭력상담소, 성폭력피해상담소,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 부산지회, 부산여성장애인연대 성폭력상담소, 여성의전화울상지부, 가정법률상담소울산지부, 생명의전화울산지부, 울산여성회부설 북구 성폭력상담소, 제2여성의집, 양지터, 성폭력피해자보호시설 열림터, 샤론의집, 헬렌의집, 서울여성장애인쉼터, 부산제2여성의집, 부산여성장애인쉼터, 수원시 여성의 쉼터, 마라의 샘, 고양 YWCA 고양시여성쉼터, 디딤터, 은혜의 쉼터, 제주 YWCA부설 여성의쉼터, 제주 여성의 피난처, 광주여성민우회성폭력피해여성쉼터, 베다니 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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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민우회성폭력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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