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실2008.02.14 14:41

||| 상담소의 눈 |||


2007년 하반기 상담분석에서도 확인되듯이, 스토킹 상담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번 호 디딤 특집에서는 상담소에서 스토킹 사건을 지원하면서 만난 고민들을 풀어 놓습니다.
첫 번째 글에서는 스토킹의 양상과 특징을 상담 분석을 통해 공유합니다. 두 번째 글에서는 연인관계가 스토킹이 된 사례를 지원하면서 만난 고민을 바탕으로 관계의 상호의존성과 폭력의 경계를 탐색해 봅니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나 관계에 의존하며 살아가지요. 상호의존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스토커의 폭력적 특성들은 이 상호의존성을 폭력상황으로 몰아갑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세 번째 글에서는 스토커의 특성을 살펴봅니다. 마지막으로 스토킹에 대한 대처 방법으로서 법 제정의 유효성을 점검하고, 법제화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챙깁니다.



스토킹 현황 - 사례를 통해 본 스토킹
달개비 |사무국장


스토킹: 친밀한 관계를 이용한 지속적인 폭력

 2007년 본 상담소의 상담통계를 보면 3회 이상의 지속적인 피해가 스토킹 상담의 85%를 차지한다. 짧게는 6개월부터 길게는 10여년의 스토킹 피해가 지속되면서 더 이상은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울 때 주변에 알리거나 상담을 청하는 사례가 많다. 지속적 피해가 많은 이유는 대부분 연애 관계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스토킹이라고 인식하기 어렵고, 문제가 있더라도 대화로 해결 가능할거라는 피해자의 마음을 가해자가 교묘하게 이용하기 때문이다.

 사례를 보면, 연인관계에서 사귄지 얼마 안 돼 폭력이 있고 헤어지자고 했는데, 상대방이 헤어지면 죽어버리겠다고 말해 걱정되는 마음에 다시 만나고, 한 동안은 좋은 사이를 유지하다가 몇 달 후에 다시 폭력이 시작돼 이별을 통보하자 스토킹이 시작되어 상담을 하는 경우가 많다.

 

스토킹: 유형
스토커가 사용하는 폭력유형을 통계로 보면 심리적 폭력이 50%, 물리적 폭력이 43.7%, 통신매체(동영상 및 사진 촬영, 유포) 6%이다. 스토킹은 외상을 남기는 물리적 폭력보다 심리적 고통을 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스토커들은 하루에 수십 번의 구애나 협박하기, 회사나 집 앞에서 기다리기, 미행하기, 선물 공세, 이메일이나 홈페이지 해킹하기 등을 통해 피해자의 사생활을 모두 다 알고 있고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조성한다.

피해자가 여성인 경우 여성의 성경험이 사회적으로 터부시되는 한국 사회의 보수적인 분위기를 이용해 가족이나 주변사람들에게 성관계나 임신중절사실을 알린다거나 성관계 동영상이나 사진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으로 피해자들을 무력하게 만든다.

구체적 사례를 보면 현재 피해자가 사귀고 있는 사람을 만나서 피해자 비방하기, 사귀는 동안 동의 하에 혹은 몰래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을 가족, 친구, 회사에 공개하겠다고 협박하기, 피해자의 친구들에게 욕설과 성적 발언하기, 주민번호 도용하기, 주변사람들에게 경찰이라고 거짓말해서 피해자 위치 알아내기, 자살을 한다며 자해하기, 납치하고 감금하기, 가장 극단적인 경우로는 살해까지 스토킹이 장기간 지속될수록 가해 수위가 높아진다.


스토커: 왜곡된 남성성의 표출

 본 상담소의 2007 상담통계에 따르면 성폭력 가해자의 90% 정도가 남성인데, 스토킹의 가해자 또한 96%가 남성으로 나타난다. 영화 ‘미저리’처럼 여성이 스토커인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 유명인을 좋아하는 애정망상형4) 스토커이거나, 성폭력 피해가 있은 후 가해자에게 사과를 받기위해 지속적으로 연락한 것이 스토킹이 된 사례가 있다.

남성의 경우 애인과 이별에게 통보받은 뒤 애인이 다른 연인관계를 만들 경우 스토킹을 하면서 분노를 표출한다. 심지어 남성이 먼저 헤어지자고 이별을 통보해 상대 여성이 매달리다가 포기하고 다른 애인을 만나는 경우에도 그 사실을 알고 스토킹을 시작하기도 한다. 이런 사례에서 남성들이 여성을 공격할 때 흔히 하는 폭언이 ‘너는 걸레다’이다. 피해자가 잘못하거나 문제 있는 사람이어서 자신이 공격을 한다는 궤변을 편다. 2007년 상담통계에서 스토킹 가해자가 피해자와 애인이거나 전애인 경우가 전체 스토킹 사례 중 77.5%이다. 연애관계가 끝나는 단계에서 스토킹이 많이 시작되는 것이다.

물론 그냥 아는 사이에서 스토킹 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소개팅을 통해 알게 된 사람을 만나지 않겠다고 하자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처음에는 좋은 척하더니 이제 와서 안 만나겠다는 것은 나를 가지고 논 것이다, 복수할거다”라는 식의 문자를 수십 통 보내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례도 있다.

스토커: 전형적 가해 행태

 말이 안 되는 이유로, 단지 가해자를 알고 있다는 이유로 끊임없는 정서적, 육체적 괴롭힘을 경험하는 피해자들은 스토킹이 중단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어떤 가해자들은 스토킹과 폭력, 협박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얼마 동안 연애관계를 지속하는 계약을 요구하기도 한다. 피해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계약 연애에 동의 아닌 동의를 하고 그 기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지만 스토커가 계약을 끝낼 마음이 없다면 어떤 이유로도 계약은 지속된다.

또는 스토커가 조직폭력배와 친한 사이라고 과시하면서 배신하면 조직폭력배를 보내서 피해자뿐만 아니라 주변사람, 가족들을 몰살하겠다는 협박을 해서 겁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스토커가 피해자가 믿고 있는 힘과 권력을 가진 존재인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의 가해자는 자신의 능력보다 과장되게 자신을 포장해서 피해자들의 공포감을 조성할 뿐이다. 피해자가 몇 년간 계속된 동영상 유포의 위험을 정면 돌파하기로 용기를 내어 고소하거나, 가해자의 가족에게 고소하겠다고 통보해서 스토킹이 중단되기도 한다.

하지만 단지 일방적으로 연락하거나 기다리는, 물리적 가해가 없는 스토킹의 경우에는 법조항이 없어 처벌이 어렵다. 협박, 주거침입, 폭행 등으로 고소를 하더라도 벌금이나 구류 등 가벼운 제제만 따르기 때문에 가해행위를 중단시키기 어려운 점이 있다. 전 애인이 열쇠공을 불러 무단으로 집에 침입해 옷을 벗고 있어 바로 경찰을 불렀고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처벌의사를 밝혔는데 벌금을 물고 풀려나와서는 더 기세등등하게 죽이겠다는 협박 문자를 보내는 등 스토킹이 더욱 심해지기도 한다. 스토킹 처벌법이 없는 현실에서 피해자들이 원하는 상담의 73.8%가 대처방안에 대한 상담이다. 드문 경우 가해자를 어렵게 처벌한 이후에도 잘못을 인식하지 못해서 가해자교육을 요청하는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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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반 스토킹은 오프라인 상에서 스토킹을 하는 행위를 분류함
2) 온라인 스토킹은 홈페이지 해킹, 비방, 동영상 유포 등 온라인상에서 스토킹 하는 행위를 분류함
3) 기타는 몰래 사진을 촬영해 협박하는 사례가 있었음.
4)애정망상형 스토커는 피해자와 전혀 아는 사이가 아니거나, 얼굴만 아는 사이인데 서로 좋아한다는 망상을 가지고 스토킹을 한다.


Posted by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민우회성폭력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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