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시각2012.04.10 18:11

 4월1일 지난주 일요일 납치된 여성이 성폭력, 살해된 사건이 있었던거 아시죠?

피해 여성이 다급한 마음으로 112에 신고를 했지만, 경찰이 찾은 것은 살해되고 훼손된 주검이었고 민우회 활동가들도 그 기사를 보고 많이 속상했었습니다. 4월2일 점심시간에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하루 만에 용의자를 검거했다는 것에 웬일로  발빠른 대응을 했구나 라고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피해 유족의 가족들이 수사과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112 신고 당시 녹취록이 공개되었습니다. 소모임 엠티를 갔다가 밥먹으러간 식당에서 뉴스를 접한 활동가는  녹취록 내용에 대한 분노로 즐거운 여행이 순식간에 암울해 졌다고 하네요.

녹취록의 내용을 들어보면 경찰의 위급상황 대처능력이 더이상 허술하고 엉망진창 일 수 없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아는 사람인데...','부부싸움 같은데...?'라는 경찰의 대응은 성폭력, 가정폭력에 대한 편견이 가득차 있었고요. 신고 전화를 받은 경찰 개인의 여성폭력에 대한 편견이 문제이기도 했지만  그런 잘못된 통념이 여전히 통용되는 사회적인 책임을 저 또한 느낍니다. 

성폭력상담소에 상담을 청하는 많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가해자 처벌을 위해 형사고소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혹시 가해자가 고소한 것에 앙심을 품고 해코지를 하지 않을지에 대한 두려움을 토로합니다. 또 스토킹 피해가 있는 경우 집 앞에 계속 찾아와 문을 두드리거나, 회사나 집앞 골목에 차를 대 놓고 지켜보는 가해자가 어떤 돌발 행동을 할지 몰라 두려움에 떨기도 합니다. 그럴 때 상담자로써 가해자가 위협하려고 하는 상황이 되면 바로 112에 신고하고  경찰 도움을 받으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이번 사건 이후에 피해자들이 두려움을 호소할 때 뭐라고 이야기해야할지 막막합니다.

그런데, 수원살인사건을 접한 여성들은 국가가 피해상황에서 어떤 도움도 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함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이 무너진 신뢰를 경찰과 국가는 어떻게 다시 회복할 것인지 구체적인 문제점 파악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대책을 찾고  실제로 적용되고 있음을 확인해야 다시 안심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조현오 경찰청장은 사퇴의사를 밝혔습니다. 잘못을 인정한다면 그에 합당한 징계, 처벌, 파면이 더 어울리는 책임이겠지요. 이 상황에서 조현오 경찰청장의 사퇴 발표는 책임지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느껴집니다. 그래서, 오늘(4월10일) 여성단체 활동가와 회원들이 긴급기자회견과 가두 시위를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했습니다. 경찰의 위기상황대처의 문제점을 시민들에게 알렸습니다.

 

성명서를 나누어 드리면서 노부부와 대화를 했습니다.

할아버지: "경찰이 잘못은 했는데, 그래도 대통령한테 사퇴하라고 하면 안되지" (이명박대통령에 사죄담화를 하라는 구호가 있었는데 아마도, 사퇴라고 들으신 듯.) 

할머니: "얼마나 억울하면 그러겠어. 그렇게 말할 수도 있지"

할아버지: " 그래도 이런 일로 대통령한테 사퇴하라면 안돼"  

할머니: " 대통령이 경찰의 어버인데, 자식이 잘못했으면 어버이가 책임져야지. 사퇴하라 말을 할 수도 있지"(그리고 한참 동안 두 분이서 논쟁을 나누심)



노부부의 대화를 들으면서 여성에 대한 폭력을 생각하는 여성과 남성이 느끼는 감정과 경험의 다름을 또 한번 확인했습니다.  광화문을 한바퀴 돌고, 청와대로 향하려는 시위대를 폴리스라인으로 막아서서 약간의 실랑이를 하다가  경복궁 까지 가보지도 못하고 집회를 마쳤습니다. 시위대를 막아선 여성경찰들도 그 자리에 있는 자신에 대한 괴리를 느꼈을 것 같아요. 

 청와대 앞에 가는 게 뭐 그리 큰일도 아니고, 시위대가 무슨 테러를 하겠다고 흉기를 들고 위협하는 것도 아닌  그냥 평화적으로 청와대 가는 길을 걷겠다는데 왜 막는지? 정말!!

112 인력이 부족하다면서, 몇 십명의 경찰을 여기에 투입하는 상황을 보며 현재 국가의 경찰시스템은 정말 문제가 심각함을 절실하게 느끼는 하루였습니다.

정말 내일 국회의원선거 투표를 잘 해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성명서]수원살인사건, 안일하게 대처한 국가가 살인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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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민우회성폭력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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