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소ing2010.07.19 15:25

성폭력 가해자교육 강사워크샵이 올해로 3회를 맞이 했습니다.^^

워크샵이 열릴 때면 이름때문에 혼란을 야기하곤 하는데요.

'누가 참여하는 거야?성폭력 가해자가 오는 거야?'라고 묻는 사람들....

(아무래도 이름이 길어서 듣는 사람들의 집중력이 흐려지는 것이 아닐지...)

교육을 하는 강사들을 위한 워크샵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2010년  워크샵 후기를 시작합니다.

 이번 워크샵은 초보자를 위한 입문과정이었답니다.

 성폭력 상담원 교육, 성교육 강사 등에 비해 성폭력 가해자교육은 강사를 위한 교육 기회가 적은 편이예요. 대부분 각자의 전문분야가 있고(예를 들면 성폭력상담원, 심리학자 등등) 자신의 분야의 지식을 기반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행하고 있기 때문에 가해자교육의 영역이 뚜렷하지 않거든요. 가해자교육에 대한 다양한 배경은 가해자교육을 어떤 관점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서 프로그램이 엄청스리 다양한 방향으로 구성될 수 있어서 방향, 목표, 내용 등이 아주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 질 수 있어요.

 성폭력 가해자교육이 통일된 모습으로 같은 지향을 가지는 것보다는 다양한 시도와 다양한 결과를 내놓으며 성장해 가길 바라는 마음이지만 '성폭력'에 대한 접근이 워낙이 가지각색이라.... 그 중에는 잘못된 통념을 재생산하거나 개개인의 분노, 음주의 문제로만 접근하여 가해자로 지목된 그들만 격리시키면 성폭력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가득찬 교육은 곤란하니까요.

 그.래.서.

가해자교육을 준비하기 위해 어떤 고민이 필요한지,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이번 워크샵을 준비했드랬죠^^

 이번 워크샵에서는 6단계로 이루어진 입문과정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입문을 위한 1단계. 

<모든 시작에는 기초가 필요하다>

 가해자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을 하는 사람은 많지만 우리나라에서 가해자교육의 현황을 짚어 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죠. 외국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연구들은 왕왕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프로그램들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구요. 그래서 가해자교육을 위한 강사들이 많은 시간을 혼자서 독학으로 깨우치기도 한답니다. 독학의 어려움 여러분들도 알고 계시죠?

독학만의 매력이 있기는 하지만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 정리해 주면 더 좋잖아요^^

 달개비선생님의 말씀에 의하면 민우회에서 가해자 교육을 시작한건 1997년 부터라고 합니다.  긴 시간동안 변화해온 교육 형식, 고민의 지점을 정리해서 들려주었답니다. 13년의 시간이 민우회상담소만의 시간이었다기 보다는 사회적으로 가해자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실행되는 흐름과 함께 한것이 아닌가 싶어요.

 

이번 강의에서는 가해자 교육의 내용, 형식, 고민의 지점의 변천사를 정리하고 현재 교육의 제도화, 진행상황을 짚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성폭력 재범방지를 위한 여러 정책들이 논의되고 있는데요. 재범방지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답니다. 그야말로 성폭력 가해자교육의 주춧돌을 놓는 작업이었다고나 할까요^^ 

 입문을 위한 2단계.   

<교육자의 위치가 되는 나를 점검한다>

 

 누구에게 물어봐도 성폭력을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합니다. 성폭력은 절대로 용납되어서는 안되며 영원히 추방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끔 이렇게 물어보고 싶기도 해요.

"당신이 분노하는 성폭력은 무엇입니까?"

 

성폭력상담소 활동가로서 무지 답답한 부분입니다. 모두들 입을 모아 성폭력을 반대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여전히 피해자를 비난하며 피해자가 참기를 강요하니까요. 이렇게 성폭력에 대해 이원화된 태도와 만날 때면 어떤 대응을 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해자교육을 하게 되는 강사의 위치에서 시시때때로 자신을 점검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지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성폭력에 대한 생각, 가해자를 교육하고 있는 자신의 입장, 피해자에 대한 잘못된 통념들이 가해자에게 그대로 전달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전희경선생님은 여성주의 관점에서 성폭력을 다시 질문하기를 제안하면서 성폭력을 둘러싼 경합되는 진실 속에서 어떤 고민이 필요한지, 또 경계를 넘나드는 성폭력의 개념 속에서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 강의해주었답니다.

 입문을 위한 3단계.  

<성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A: "성폭력 발생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B: "우리 사회의 성문화가 먼저 바뀌어야 합니다."

A: .....

 이런 맥락의 문답을 많이 보셨을 거예요.

 

 여기서 조금 더 자세히 들어가기 시작하면요. 구체적으로 한가지만을 답변할 수 없는 복잡한 지점이 있습니다. 문화라는 것이 정답이라는 것을 가질만한 성질은 아니잖아요. 여러가지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매번하면서 저 대답이  항상 부족한 느낌을 받기도 한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엄기호 선생님의 강의를 준비했어요. 청소년기의 성문화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하시고 실제로 대안학교 또는 대안교육을 하는 공간에서 성교육을 하고 있어서 남성의 성문화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답니다. 남성공동체 안에서 나오는 말들로 구성된 엄기호 선생님의 강의는 성폭력의 경계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아이디어를 주는 강의였답니다.

 

입문을 위한 4단계. 

<'성폭력 가해자'를 두려워 하는 성폭력 가해자,

그러나 핵심은 분명하게!> 

성폭력 행위 후 가해자들이 가장 고통스러웠던점은 무엇일까요?

- 자신에 대한 수치심(38.5%)

- 주변의 비난, 낙인(24.6%)

- 기타(18.5%) : 피해자와 가족에게 미안함. 사건에 대한 기억. 전과기록에 대한 불안감 등

(2007년 여성상담센터, 가해자 65명 조사 결과)

 가해자도 나름의 고통과 어려운 점이 있겠지요. 하지만 가해자보다는 피해자에게 공감을 하는 입장인지라....가해자의 말을 이기적인 변명이라고 치부해버리는 경우가 많지요. 하지만 가해자가 호소하는 어려움과 그들의 말을 무조건 배척하거나 의심하기 보다는 귀담아 듣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내는 것도 강사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교육을 하는 거니까요.

 

이러다 보니, 강사로서 중심을 잡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임혜경 선생님은 가해자들의 말을 분석하여 말 속에 숨겨져있는 의도를 파악해야 한다고 이야기 하셨습니다. 가해자의 심리적인 특징부터 사회적인 위치로 인해 생기는 갈등의 지점들을 분석하면서 가해자교육의 핵심에 접근할 수 있도록 중심을 잡는 과정을 그간의 교육 경험을 토대로 살아있는 언어로 들려주셨답니다.

 

 

 

 입문을 위한 5단계. 

<교육의 초점을 잊지 않고 맥락을 짚어낸다>

 가해자교육의 최종 목표를 거칠게 표현하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여 다시는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분명한 자기 반성과 행동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지요.  하지만 하겠다고 마음을 먹는 다고 반성과 성찰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 방향으로 흘러가느냐가 중요한 것이지요.

 우리가 이임혜경 선생님 시간에 확인했듯이 가해자들도 반성을 하고 후회도 합니다. 하지만 그 방향이 자신을 합리화 하는데 사용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요. 그래서 가해자교육 강사에게는 반성한다는 말, 가해자의 위축된 모습에 안타까워 하는 것이 아니라 교육의 맥락을 정확히 짚어내는 능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조중헌 선생님은 이를 위해 남성의 거짓말과 권력 정당화의 과정을 사회학적으로 접근하여 설명해 주셨답니다. 진실이라 믿는 거짓말, 이를 위해 채찍과 당근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재치있는 아이디어와 말솜씨로 개인으로의 접근이 아니라 사회구조 속에서 거짓말의 정당성을 획득하는 구조를 살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었답니다.

 입문을 위한 6단계. 

<실전에서 사용된 강의안(ppt)을 활용한다>

 6단계에서는 <폭력감수성>, <성인식 점검>, <성폭력의 이해> 라는  세 가지 주제를 집단 가해자교육 때 사용한 파워포인트와 함께 강의 시연을 했습니다. 가해자교육이 40시간으로 짜여져 있지만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뽑은 건데요. 민우회 상담소의 명강사! 정하경주와 이임혜경님의 멋진 강의 시연을 볼 수 있는 기회였답니다.

 

하지만 시연의 내용은 비밀로 하겠습니다. 그야말로 워크샵에 참여했던 사람에게만 공개되는 특급 비밀이니까요.

 저녁 7시30분에 시작하여 9시 30분에 끝나서 의도치않게 체력의 한계를 맛봐야 했던 이번 워크샵은 가해자교육에 대한 기초를 마련하고 고민을 발전시킬 수 있는 영감을 남기며 마무리 되었답니다~

 민우회 상담소에서는 가해자교육이 더욱 효과적으로 진행되기 위한 고민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고민을 함께 나누고 싶은 분들은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Posted by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민우회성폭력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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