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안/즐 성교육2011.10.05 10:54

처음으로 민우회 활동에 참여한다는 기대감으로  성교육 캠페인 부스에 도착 했을 때, 생각 보다 큰 부스들의 행렬에 적지 않게 놀랐다.


피임 방법에 대한 소개를 해주는 부스, 성지식 테스트 부스, 월경 주기 팔찌를 직접 제작해 보는 부스, 성폭력 관련 UCC 동영상을 볼 수 있는 부스, 이성 관계 테스트, 그리고 책자 부스까지. 그리고 사람들의 시선과 흥미를 끌도록 설치한 성 편견 인식 테스트 징검다리
가 가운데에 놓여졌다.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부스를 보며 신나는 '축제'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폭력 관련 행사이다 보니 대놓고 야외에서 활동한다는 것이 나도 모르게 조금 부끄럽고 움츠려졌었는데 그런 나의 마인드가 부끄러웠다. 대학교 교정에서 학생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길가에 당당히 펼쳐진 부스들을 보며 도우러온 내가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너무 부끄러운 마음이 든 것이다. '성'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고 말로는 내뱉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 한국 사회의 일반적인 의식에 휩싸여 있었던 것 같다. 환한 낯에 남성의 페니스 모형을 버젓이 펼쳐놓고 콘돔을 착용하는 시연을 하고 또 체험한다는 것이 조금은 생소한 덕분이기도 했다.

 
모든 코너 하나하나가 다 좋은 교육이었다. 인상 깊었던 몇몇 코너들을 소개하자면..

 

월경주기 팔찌를 만들면서 다 큰 성인인 여대생들 대부분 그리고 내 자신도 본인의 배란일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것이 매우 안타까웠고, 팔찌를 만들면서 쉽고 재미있게 기억 할 수 있어서 좋았다.
(10명의 대학생들 중 9명정도가 자신의 배란일, 난자가 살아있는 평균 수명, 가임기간을 알지 못 하고 있었다.)

 UCC동영상도 차마 눈살을 찌푸리지 않고는 볼 수 없는 참혹한 내용들이었지만 내가 모르는 이면들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민우회의 일에 참여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에 감사했다.
(식민지 시절, 자신들과는 다르다는 이유로 자신의 몸을 전시품처럼 이용당하고 잔인하게 유린당한 여성 그리고 우리나라 직업여성들의 최소한의 인권보장도 되지 않는 '사람'같지 않은 삶을 사는 모습 등 하나하나가 우리가 외면하고 있었고, 외면하고 싶어했던 인간의 추악한 모습들을 짧은 영상을 통해 확인 할 수 있었다. )


 가장 인상 깊었던 코너는 피임 예방법에 대한 설명과 직접콘돔을 사용법을 체험해보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코너였다. 사실 부끄럽지만 나는 콘돔을 실제로 본 것이 이번이 처음 이였다. 성인으로서 언제 닥칠 줄 모르는 만약의 사태에 대한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건너 건너 들은 잘못된 피임방법들과 생각들이 얼마나 내 몸을 해롭게 할 수 있는지 알면서도 부끄러운 마음에 그 누구에게도 물어보지 못했던 내가 참 바보 같이 느껴졌다.
(여성은 잘 알고 있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것이 잘못된 생각이란 것과 무엇보다 남성들도 콘돔 사용법을 제대로 알고 있지 않은 경우가 더러 있었다는 것을 보면서 콘돔의 안전한 사용방법에 대해 더욱 더 많은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우러 갔다가 오히려 내가 많은 것을 배우고 돌아 오게 되었고 돌아오자마자 친구들에게 올바른 피임방법에 설명할 수 있게 되어 너무 뿌듯했다. 가톨릭대학교 학생들도 처음에는 다들 쭈뼛쭈뼛 부끄러워하며 다가오지 않다가 한 명 두 명 용기를 내고, 호기심을 가지고 오기 시작하자 생각보다 많은 인원들이 활동에 참가하였다. 막상 와서 들어보니 진짜 실생활에 밀접한 좋은 교육들인 데다가 우리 몸에 관련한 지식들이다 보니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고 하였다. 가톨릭대학교 학생들에게도, 나에게도 이번 행사는 내가 나를 더 잘 알게 되어 당당할 수 있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다. 우리의 성은 부끄럽고 숨겨야하고 타인에게 떠넘겨야 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고 안전하고 즐거운 것이였다!^^

 

 

 

> 큐레이터를 전공하는 4학년 막학기 학생 뚜비입니다.^^ 여중,여고,여대.. 쓰리지옥을 나오면서 자연스레 여성의 인권에 대한 관심이 생겨, 이렇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성단체 민우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기 위해 같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한 여성으로써 당당하고 안전하고 즐거운 성을 즐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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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민우회성폭력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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