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시각2007.10.01 13:55
 


<검찰, 법무부, 법원, 사법연수원에 발송한 '욕정을  일으켜' '욕정을 못 이겨' 등 문구 삭제 요청서의 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성폭력 범죄에 대한 법정 문서에서
                                        ‘욕정을 일으켜’ ‘욕정을 못 이겨’ 등의
                                                  문구 삭제를 요청합니다.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성폭력 사건 판결문에서 ‘욕정을 일으켜’, ‘욕정을 못 이겨’라는 문구로 사건을 설명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본 상담소에서는 누구에게나 있는 ‘욕정’은 통제 불가능한 그 무엇이 아님에도 성폭력 범죄 사실을 설명하는데 ‘욕정을 일으켜’, ‘욕정을 못 이겨’라는 문구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기획의도를 공지하여 관심 있는 시민들로 기획단이 구성되었고 6월부터 판례 검토, 인터뷰, 전문가 의견 청취 등을 통해 ‘어쩔 수 없이 욕정을 일으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가해 행위를 ‘이해’하려는 것 같은 혐의를 지닌 이 문구를 성폭력 범죄사실의 판시로 사용하는 실태, 이유의 분석, 이 문구의 사용으로 인해 끼칠 수 있는 영향들에 대해 살펴보았다.        
성폭력 범죄에 대한 공소장, 판결문에 사용되는 ‘욕정을 일으켜’, ‘욕정을 못 이겨’ 라는 문구는,

1) 성폭력을 통제 불가능한 성욕의 분출구로 설명하고
2) 따라서 남성이라면 저지를 수 있는 사소한 실수로 인식시키고 왜곡할 수 있는 잘못된 통념을 반영하고 있으며  
3) 가해자의 고의나 의도성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문구가 아님에도 법정문서에서 관례적으로 사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성폭력 범죄에 대한 잘못된 통념을 사회적으로 확산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는 문제의식에 이르렀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각 기관에서 사용하는 법정 문서에서 ‘욕정을 일으켜’, ‘욕정을 못 이겨’ 라는 문구의 삭제를 요청한다.
                
1. 사법연수원의 [검찰서류 작성례]의 ‘욕정을 일으켜’라는 문구 삭제를 요구한다.
        
2. 성폭력 사건 공소장에서 ‘욕정을 일으켜’, ‘욕정을 못 이겨’, ‘순간적인 욕정으로’ 등의 문구 삭제를 요구한다.          
        
3. 성폭력 사건 판결문에서 ‘욕정을 일으켜’, ‘욕정을 못 이겨’, ‘순간적인 욕정으로’ 등의 문구 삭제를 요구한다.

<성폭력 범죄의 법정 사용 문구에서의 ‘욕정을 일으켜’사용 실태>

1) 성폭력사건 판례 분석
2006년 1월 1일부터 2007년 6월까지 대법원에서 운영하는 종합법률정보에 공개된 성폭력 사건 판례는 24건이었다. 재판소별로 보면 헌법재판소 1건, 대법원 5건, 고등법원 6건, 지방법원 12건이고 소송 형태는 헌법소원 1건, 민사소송 2건, 21건은 형사 고소건이다. 범죄 사실을 적시할 때 ‘욕정을 일으켜’라는 문구의 사용 실태를 분석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헌법소원 1건과 범죄 사실이 판시 되지 않은 대법원, 고등법원, 민사소송 판례 7건은 분석에서 제외했다.

이에 나머지 17건의 판례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고 이 중 9건(53%)의 판례에서 ‘욕정을 일으켜’, ‘욕정에 못 이겨’가 판시되었음을 확인했다. 본 상담소에서 가해자교육을 하면서 접한 50여건의 비공개 판결문 90%이상에서 ‘욕정을 일으켜’, ‘욕정을 못 이겨’ 가 사용되고 있는 것에 비하면 공개된 판례에서의 사용 비율이 적다. 그러나 공개된 17건의 판례 외에 비공개 판례까지 합계를 낸다면 ‘욕정을 일으켜’가 훨씬 많이 사용되고 있음을 밝힌다. 또한 대법원의 종합법률정보의 경우, 기존의 관례적인 법해석을 깨고 새로운 해석을 한 판례들을 공개하기 때문에 ‘욕정을 일으켜, 못 이겨’라는 문구가 비공개된 판례에 비해 적게 사용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분석한 판례들은 다음과 같다.        

   판례1. 피해자의 집에 이르러 시정되지 않은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침입하여 훔칠 물건을 찾기 위하여 안방으로 기어가던 도중 인기척에 놀라 잠이 깬 피해자가 소리를 지르며 저항하자 체포를 면탈할 목적으로 ..(중략).. 주먹으로 얼굴을 수회 때려 ..(중략)..항거불능상태로 가만히 누워있는 피해자를 보고 순간적으로 욕정을 일으켜..(중략)..강제로 추행하였다.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2006.2.10 선고 2005고합52)
  
   판례2. 피고인은 그 곳을 지나가던 피해자 공소인외(여,18세)을 발견하고 순간적으로 욕정을 일으 켜 피해자에게 눈이 잘 보이지 않으니 길을 안내해달라고...(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 2006.6.7 선고 2005고합146)
  
   판례3. 초등학교 교장실에서, 혼자 청소를 하고 있던 위 초등학교 재학생인 피해자를 보고 욕정을  일으켜..(중략)..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한 것을 비롯하여 ..(중략).. (울산지방법원2006.6.13선고 2006 고합32)
  
   판례4.....(중략)... 서울소재 놀이터에서 때마침 그곳에서 친구들과 함께 술래잡기를 놀이를 하고 있는 초등학교 5학년 피해자(여, 11세)을 발견하자 순간적으로 욕정을 일으켜 피해자를 강간하기로 마음먹고 (서울서부지방법원 2006.6.29 선고 2006고합112)
  
   판례5. 혼자 걸어가는 여대생인 피해자를 발견하고 욕정을 일으켜..(중략)..치료일수 불상의 음부 외상을 입게 하고, ..(중략)..피해자를 살해한 후에도 욕정을 이기지 못하고 사망한 사체를 오욕하고...(중략) (서울서부지방법원 2006.7.27 선고 2006고합58)
  
   판례6. ...피해자들을 발견하게 되자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피해자들을 뒤따라가 이 사건의 각     범행을 저지른 사실.... (대법원 2006.10.13 선고 2006도 5360)

2) 사법연수원의 교육자료 분석
또한 공개된 판례뿐만 아니라 예비 법조인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인 사법연수원의 교육 자료에서도 이 문구를 볼 수 있다. 아래는  [검찰서류 작성례](2002)에서 성폭력범죄 공소사실을 작성한 예의 전문이고, 이 작성례는 2002년 이후부터 2007년 현재까지 똑같이 사용되고 있다.

피고인은 2001.3.4. 23:00경 서울 강남구 세곡동 산24 뒷산에서 그곳을 지난던 피해자 강정자(여, 19세)를 발견하고 욕정을 일으켜 동녀를 강간하기로 마음먹고 약 100미터를 뒤따라 가다가 인적이 없는 곳에 이르러 갑자기 동녀를 뒤에서 껴안고 소지하고 있던 위험한 물건인 길이 약 15센티미터의 드라이버를 옆구리에 들이대며 “말을 듣지 않으면 찔러 버리겠다”고 말하여 동녀의 반항을 억압한 후 왼팔을 잡고 그 부근 숲속으로 끌고 들어가 1회 간음하여 동녀를 강간하고, 이로 인하여 동녀로 하여금 약 1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처녀막파열창을 입게 한 것이다. (사법연수원,검찰서류작성례,p.46.2002)

사법연수원의 검찰서류 작성례는 사법연수생들의 교육 자료로 사용되며, 이후 공소장을 쓸 때 이 예시문을 활용하거나 참고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욕정을 일으켜, 못 이겨’ 등의 문구는 공소장에서 관례적으로 사용되며, 공소장에 사용된 ‘욕정을 일으켜, 못 이겨’ 등의 문구는 그대로 판결문에 인용되고 있다.          

<‘욕정을 일으켜’가 왜 문제인가>

1) 성폭력 범죄의 원인이 ‘욕정’ 때문이다?
남의 집에 침입하거나 어린 아이를 유인해서 성폭력 가해를 했다면 명백히 계획된 범죄임에도 판례는 ‘순간적으로 욕정을 일으켜’라고 범죄사실을 기술하고 있다. '욕정'이란 누구나 갖고 있는 욕구이다. 욕구를 갖는 것과 이를 실천한다는 것은 분명히 다른 문제임에도 공소장, 판결문에 '욕정'이라는 문구를 사용하는 것은 남성의 성욕은 강하고 이는 억제하기 힘들다는, 즉 그렇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또는 '이해할 만한 상황'이라는 사회의 잘못된 통념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다.

이렇게 남성의 참을 수 없는 성욕이 성폭력 가해를 낳는다고 전제하는 것은,
(1) 성폭력을 폭력의 문제가 아닌 성적 욕망이 잘못 표출된 실수 정도로 사소화 하고 왜곡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2) 가해자들은 성적 욕망이 일어서 자기도 모르게 가해를 했다고 주장하는 근거로 사용된다.
(3) ‘욕정’이 순간적으로 일어난다는 가정은 피해자가 가해자의 욕정을 일으킬 만한 어떤 행동을 했다는 피해자유발론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또한 판결문의 내용이 그대로 신문이나 뉴스로 기사화되기 때문에 파급력이 크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위에 언급한 성폭력에 대한 왜곡된 통념이 의도하지 않았을지는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로 법과 언론이라는 권위를 엎고 유포되는 결과를 낳게 되는 것이다.  

...(중략)...고씨는 26일 오후 11시께 제주시 한림읍 A(78.여) 씨의 집에 들어가 성폭행하려다 A 씨가 완강히 거부해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김 씨는 창문을 통해 혼자 텔레비전을 보고 있던 A 씨를 보고 순간적으로 욕정을 느껴 방 안으로 침입, "나는 젊은 여자보다는 나이 많은 할머니가 좋다"며 성폭행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서 70대 성폭행 시도 50대 영장 2007.8.27. 연합뉴스)

...(중략)...최씨는 지난 24일 오후 10시께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 자택에서 친딸 B(12)양을 자신의 방으로 불러 성폭행한 혐의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술을 마시고 딸과 함께 대화를 하다 순간적으로 욕정이 일어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술김에 12살 친딸 성폭행 40대 붙잡혀 2007. 8. 27. 경인일보)  

...(중략)...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씨가 옷을 벗은 B씨의 모습을 보고 순간적으로 욕정을 일으켜 추행할 마음을 가지고 성추행했다고 인정할 수는 있을지언정, A씨가 B씨를 간음을 하려고 마음먹었다는 검찰 증거는 분명하게 증명됐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모텔에서 술 취한 여직원 성폭행..집행유예 2007.8.24. 이데일리)

...(중략)...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일 오후 3시께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네팔인 친구 5명과 함께 술을 마신 뒤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물놀이를 즐기던 B씨(26.여)등 2명을 보고 욕정을 느껴 강제로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해수욕장서 피서객 성추행한 외국인 검거 2007.8.5. 뉴시스)

...(중략)...경찰에 따르면 김군은 이날 새벽 4시20분께 대전시 대덕구 오정동 주택가 골목길에서 친구를 기다리던 A양(19)을 흉기로 위협,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살해한 뒤 A양의 휴대전화를 가져간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김 군은 경찰에서 이날 인터넷 성인사이트를 보다가 욕정을 느껴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여대생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살해한 10대 2007. 8.3. 경향닷컴)

..(중략)...경찰은 지난 6월 초순 오후 11시께 남구 박씨의 형집에서 친조카 박모양(14)이 작은 방에서 혼자 자고 있는 것을 보고 욕정을 일으켜 모두 11회에 걸쳐 강간 및 성추행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친조카 성폭행한 작은 아버지 구속. 2007.8.1.중앙일보.부산=뉴시스)

..(중략)...이씨는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돈을 훔칠 것을 마음먹고, 이 의원에 들어갔다가 순간적인 욕정을 참지 못하고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경찰조사에서 진술했다.(간호사 성폭행 미수범 1주일만에 잡혀. 2002.10.3.경남도민일보)

..(중략)...찜질방에서 잠자고 있던 **(19)양을 보고 욕정을 못이겨 왼쪽 가슴을 손으로 만지는 등 성추행하다 장양이 이를 항의하자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는 것..(생략).. (찜질방서 10대 성추행, 폭력. 2002.4.16. 전남일보. 한현묵 기자)

2) ‘순간적으로 물욕을 참지 못하고’ 절도 했다는 판결문은 없다!
타 범죄와 비교해 봤을 때도 절도죄의 경우 ‘타인의 재물을 절도할 의사를 가지고’ 라고 표현하면서 고의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는 반면, 성폭력 범죄의 경우 성폭력의 고의는 없었는데 마치 갑작스런 어떠한 정황으로 인해 가해하게 되었다는 듯이 ‘순간적인 욕정을 일으켜’ 등의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판례4는 범행대상을 물색하던 중 귀가하는 피해자를 발견하고 따라 들어가 현금 등을 강취하고, 계속하여 욕정을 일으켜 강간을 했다고 판시하고 있다. 가해자가 강도로 재물을 절취한 범죄사실에 대해서는 ‘타인의 재산(재물)을 절취하기로 마음먹고, 상습으로,’ 또는 ‘***을 강취하고’라고 기술하고 있음에도 성폭력 범죄사실에 대해서는 ‘성폭력 할 마음을 먹고’라고 쓰지 않고 ‘욕정을 일으켜’라고 쓰고 있다.

판례6 또한 고등법원까지 범죄사실에 ‘강간할 마음을 먹고’라고 기술하면서 유죄확정을 했는데, 피의자(가해자)가 불복하고 대법원에 상고를 했다. 대법원에서는 피의자의 범죄 행위에 대해 ‘피해자들을 발견하게 되자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피해자들을 뒤따라가 이 사건의 각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있음’이라고 판시하면서 사건 당시에 정신적인 문제가 있어서 욕정을 참지 못하고 가해를 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정신감정을 하지 않은 것이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이런 판결은  ‘의도적이고 계획적이며 충분히 그 피해와 영향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피해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찰나적인 쾌락을 추구한 고의적 범죄자’ 임에도 마치 ‘마치 발정난 개처럼, 하필 그 때 그 순간에 강렬하게 발작처럼 일어난 본능적 욕구인 성욕을 이성의 힘으로 억누르는 데 실패하여, 본의와 다르게, 제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행한 안타까운 행동’으로 보고 듣고 해석하게 만든다. (‘성범죄 수사, 기소, 재판에 습관적으로 사용되는 ‘욕정’이라는 표현의 부적절성에 대하여‘. 경찰대학 교수 표창원)

이처럼 객관성을 유지해야하는 공소장이나 판결문에 ‘순간적 욕정을 일으켜, 못 이겨’가 사용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 문구가 계획범죄 또는 우발범죄를 구분하는 역할을 하므로 반드시 필요하다면 이는 충동적이건 순간적이건 범죄 실행에 착수한 시점에서는 강간의 고의가 있었기 때문에 강간의 고의를 확실히 밝힐 수 있는 어구를 추가로 선택할 문제이다. 또한 범죄를 저지른 목적이나 이유에 대한 설명이 굳이 필요하다면 절도나 강도의 '금품을 강취할 생각으로' 경우처럼 ‘강간할 의사를 가지고’, '강간할 목적으로' 정도가 더 명확한 표현이 된다.

< 욕정을 일으켜는 삭제되어야 한다.>
외국 판례의 경우에도 성폭력 범죄에 대해 사실적 정황을 설명할 뿐, ‘욕정을 일으켜’ 라는 등의 문구는 사용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런 문구가 범행의 고의성이나 계획성을 배제시키고 판결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성폭력 가해에 대해서 ‘욕정을 일으켜, 못 이겨’라고 기술 하는 것은 가치중립적인 상황설명이 아닌, 가해자가 자신의 가해를 변명할 때 사용하는 언어이기 때문에 법정 용어로 부적절하다. 영국이나 미국 등 외국에서는 성범죄 사건 서류나 기록에 가해자의 범죄동기와 원인을 멋대로 추단하여 제시하는 ‘욕정’이라는 용어는 결코 사용되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누구를 등에 해당하는 객관적인 사실인 범행양태(Modus Operandi)가 기술될 뿐이다. 정신질환 등 별도의 책임경감 사유가 있다면, 따로 그리고 구체적으로 논의될 뿐이다. 일반시민인 배심원에게 미리 범인의 범행 고의성 혹은 계획성을 배제시키는 이러한 용어나 표현을 판결 전에 수사기관이나 기소기관, 법원에서 사용한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며 판결 후 판결문에서도 마찬가지다. (‘성범죄 수사, 기소, 재판에 습관적으로 사용되는 ‘욕정’이라는 표현의 부적절성에 대하여‘. 경찰대학 교수 표창원)

성폭력에 대한 왜곡된 통념 없이 범죄 사실을 기술하는 것은 법적 과정을 통해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다는 국민들의 신뢰와 더불어 가해자나 가해를 예비하려는 자에게는 가해에 대한 적절한 책임을 지는 과정이 있음을 알고 가해를 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효과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리고 ‘강간할 마음을 먹고’, ‘성추행하는 등 가혹행위를 하기로 마음먹고’ 등 가해의도를 적시하여 성폭력 범죄사실을 판시하는 판결문이 소수지만 존재한다는 사실은 성폭력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반영한 판결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일이다. 따라서 성폭력사건의 공소장, 판결문에서 ‘욕정을 일으켜’와 같이 왜곡된 성폭력 통념을 담은 문구가 아니라 객관적인 범죄사실을 적시하여 기술하는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욕정을 일으켜’ ‘욕정을 못 이겨’는 성폭력 범죄에 있어 가해자의 계획성, 의도성을 정확하게 설명하는 문구가 아님에도 관례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문구 사용은 가해자의 범죄를 실수 정도로 사소화 하고 왜곡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으며, 사회적으로 문제시 되고 있는 ‘남성의 성욕은 참을 수 없다’라는 잘못된 통념을 그대로 반영하여 재확산 시킬 소지가 많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각 기관에서 사용하는 법정 문서에서 ‘욕정을 일으켜’, ‘욕정을 못 이겨’라는 문구의 삭제를 요청한다.

1) 사법연수원의 [검찰서류 작성례]의 ‘욕정을 일으켜’ 라는 문구의 삭제를 요구한다.

2) 성폭력 사건 공소장에서의 ‘욕정을 일으켜’, 욕정을 못 이겨’, ‘순간적인 욕정으로’ 등의 문구 삭제를 요구한다.

3) 성폭력 사건 판결문에서의 ‘욕정을 일으켜’, 욕정을 못 이겨’, ‘순간적인 욕정으로’ 등의 문구 삭제를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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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민우회성폭력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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