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소ing2007.02.26 14:26
상/담/현/황
2006년 상담현황 및 분석

이선미 상근활동가


1.2006년 상담 통계와 분석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는 1995년 가족과성상담소로 출발했다. 상담소가 개소한 것이 올해로 12년이 된 것이다. 짧지않은 시간동안 가족과성상담소라는 이름과 그에 맞는 활동을 했지만 2년 전 성폭력상담소로 전환하면서 활동에도 변화가 생겼다. 성폭력상담소 활동 3년차.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의 상담통계와 분석을 살펴보면서 상담소 활동의 그림을 그려보자.

2004년 3,268건에서 2005년 1,215건, 2006년 1,314건으로 눈에 띄게 상담건수가 줄었다. 하지만 성폭력 상담은 늘고 있음을 <표 1>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성폭력상담소 전환 이전인 2004년은 전체 상담건수 중 성폭력 575건으로 17.6%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 2005년은 985건은 81%, 06년은 1231건으로 93.7%를 차지한다. 지속적으로 성폭력상담/지원이 늘고 있다. 이는 성폭력 상담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표1> 연도별 성폭력 상담 단위:건(%)

전체상담 계

성폭력 계

강간

성추행

통신매체 이용

스토킹

2003년

4,271(100)

480(11.2)

143(3.3)

259(6.1)

19(0.4)

59(1.4)

2004년

3,268(100)

575(17.6)

201(6.2)

279(8.5)

22(0.7)

73(2.2)

2005년

1,215(100)

985(81)

446(36.7)

406(33.4)

37(3)

96(7.9)

2006년

1,314(100)

1,231(93.7)

642(48.9)

497(37.8)

28(2.1)

64(4.9)









1-1. 성폭력 피해자와 가해자 관계

전체 상담 1314건 중 강간이 642, 성추행 497, 통신매체이용 28, 스토킹 64건으로 집계되었다. 이중 피해자와 가해자 관계를 살펴보면 기타 267건(21.7%)을 제외하고는 직장내 259건(21%), 모르는 사람 203건(16.5%), 이성친구165건(13.4) 순이다. 직장내에서의 성폭력은 강간, 성추행 모두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이것은 성폭력이 낯선 사람, 낯선 곳에서 일어나기 보다는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관계 속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음을 반증한다. 이는 이성친구, 친부, 형제/자매, 친척 등 아는 사람에 의해서 일어나는 성폭력이 753건, 61.1%를 차지한다는 것에서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따로 분류되진 않았지만 기타에 배우자와 채팅상대자, 시설근무자가 포함되어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더 높은 비율이라는 것을 추정 할 수 있다.

피해자/가해자 관계에서 주목해야 할 한 가지는 스토킹 64건에서 이성친구가 30건(47%)이라는 높은 비율을 차지 한다는 것이다. 연인관계에서의 스토킹은 연애가 끝나는 시점에서 스토킹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친밀한 관계였기 때문에 둘만 알고 있는 사실들을 부모, 동료, 친구들에게 알리겠다는 협박이 동반되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쉽게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다. 또한 자신의 상황을 이해받지 못하거나 도움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을 호소한다. 스토킹은 다양한 폭력을 동반한다. 물리적인 폭력에서부터 정신적인 폭력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데, 연애에 대한 가능성만을 가지고 단순 구애행위로 축소시키는 왜곡된 시선이 스토킹에 대해 용인하는 문화를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음을 상담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표2> 2006년 성폭력 피해자/가해자 관계 단위:건(%)

이성
친구

친부


양부

형제
자매

친척

이웃

직장


후배

교사

성직자

모르는
사람

불명

기타

강간

111

31

7

4

10

34

140

51

3

5

111

2

133

642
(52.2)

성추행

17

27

4

3

22

37

112

46

35

6

83

5

100

497
(40.3)

통신매체
이용

7

0

0

0

0

0

1

0

0

0

6

1

13

28
(2.3)

스토킹

30

0

0

0

2

1

6

1

0

0

3

0

21

64
(5.2)

165
(13.4)

58
(4.7)

11
(0.9)

7
(0.6)

34
(2.8)

72(5.8)

259
(21)

98
(8)

38
(3.1)

11
(0.9)

203
(16.5)

8
(0.6)

267
(21.7)

1231
(100)


1-2. 성폭력 피해 장소

성폭력 피해 장소를 살펴보면 강간 642건 중 숙박시설 172(26.8%), 피해자의 집 100(15.6%), 가해자의 집 89(13.9%), 공공장소(6.7%), 비디오/노래방 13(2%), 학내 8(1.2%)로 집계되었다. 숙박시설이 강간 피해장소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는데, 아직까지 경찰이나 검찰 수사단계에서는 숙박시설에서 일어난 성폭력은 ‘화간’이라고 보는 관점이 지배적이어서 피해자들이 고소과정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 숙박시설에서 일어난 성폭력은 술에 취해 피해자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일어난 준강간이나 연인관계에서 일어난 성폭력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성폭력이 꼭 구타나 완력 등의 물리적인 폭력을 동반한다는 의식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표3> 2006년강간/성추행 피해장소 단위:건(%)

피해자의집

가해자의집

숙박시설

비디오방
노래방

학내

공공장소

기타

강간

100(15.6)

89(13.9)

172(26.8)

13(2)

8(1.2)

43(6.7)

217(33.8)

642(100)

성추행

51(10.3)

19(3.8)

21(4.2)

14(2.8)

36(7.3)

179(36)

177(35.6)

497(100)

151

108

193

27

44

222

394

1139









<표 3>에서 성추행 장소를 살펴보자. 기타 177(35.6%), 공공장소179(36%), 피해자의집 51(10.3%), 학내 36(7.3%), 가해자의 집 19(3.8%) 순이다. 공공장소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이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지하철이나 엘리베이터, 길거리에서의 성추행도 많지만 찜질방에서의 성추행이 늘어나고 있음을 상담/지원 과정을 통해 확인 할 수 있었다. 찜질방에서의 성폭력은 최근들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기에 통계를 따로 부류하지 못했고 공공장소 안에 포함했다.


1-3. 성폭력 고소여부

전화상담을 중심으로 한 본 상담소의 특성상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 간단하게 말하고 고소가 가능한지 아닌지에 대해서 묻거나 ‘이것이 성폭력이 맞느냐?’라는 짧은 상담 후 전화 상담이 종료되는 경우가 있다. 이 때문에 고소여부에 대해 파악이 안되는 사례가 많아서 미파악이 407(33%)로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미파악을 제외하고는 고소이후 상담하는 사례가 357(29%)로 가장 많고 고소한 상태에서는 357(29%), 고소하려함 244(20%), 고소안함 244(20%)순으로 나타났다.

고소이후 상담을 하는 경우는 가해자가 전혀 반성하지 않고 피해자에게 협박하거나 괴롭히는 것을 포함했지만 수사단계에서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담이 많았다. 고소 이후 피해자 본인에게 수사단계나 과정에 대해서 설명해 주지 않아서 상담소에 물어보거나 피해자에게 성폭력에 입증의 책임을 물어 어떤 증거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는지에 대해 상담하는 사례도 상당수 차지하였다. 또한 피해자의 신분으로 고소한 것임에도 피해를 유발한 것이 아닌가 의심하는 수사관행은 성폭력상담소들의 지속적인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변화하지 않았다.

<표4> 2006년 성폭력 고소여부 단위:건(%)

일반
강간

강도강간

특수강간

윤간

강간미수

기타

성추행

통신매체

스토킹

고소
안함

80

2

1

1

4

6

104

3

8

209(17)

고소
하려함

80

1

7

1

12

10

100

8

25

244(20)

고소

149

20

22

10

45

2

106

1

2

357(29)

고소후
취하

10

0

0

0

2

0

1

0

1

14(1)

미파악

141

2

8

1

9

16

186

16

28

407(33)

460

25

38

13

72

34

497

28

64

123(100)
















1-4. 성관련 상담

성관련한 상담은 56건으로 전체 상담에서 4.5%를 차지한다. 성폭력상담소 전환 이후 성관련 한 상담이 많이 줄기는 했으나 성교육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끼게 해준다. 성상담은 청소년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의외로 성인이 많으며 특히나 임신이나 피임등 실질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접할 곳이 없음을 알 수 있다. 이에 성교육 현실을 되짚어 볼 수 있으며 현실적으로 필요한 성교육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다
.

<표5> 2006년 성관련 상담 단위:건(%)

성지식

자녀
성교육

성욕구

자위
행위

이성
교제

성적자기
결정권

피임
임신

동성애

성병

기타

4

6

3

5

5

6

11

0

2

1

43

3

0

3

2

0

0

2

1

2

0

13

총계

7
(12.5)

6
(10.7)

6
(10.8)

7
(12.5)

5
(8.9)

6
(10.7)

13
(23.2)

1
(1.8)

4
(7.2)

1
(1.8)

56
(100)



2.2006년 상담사례를 통해 본 성폭력 과제

2-1. 수사과정에서의 성폭력 피해자에게 발생하는 2차 가해가 심각하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고소를 하는데 있어서 호소하는 어려움 중 하나는 수사과정에서 발생하는 2차 피해이다. 수사과정에서 발생하는 2차 피해는 피해자의 어려움과 심리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성폭력에 대한 남성 중심적이고 왜곡된 인식을 기반으로 발생한다. 2006년 상담사례를 보면, 수사과정에서의 2차 피해 유형은 다음과 같다.


수사상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공개된 장소에서 구체적이고 세세한 부분까지 큰 소리로 꼬치꼬치 캐물음으로써 피해자에게 수치심을 조장하는 것이다. 즉, 왜곡된 성문화가 팽배한 우리 사회에서 성폭력은 다른 범죄와 같이 피해자의 잘못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성적인 수치심과 떨어져서 설명하기는 힘들다. 때문에 조사 시 여경배치나 성폭력 조사실 마련 등의 수사지침이 마련되어 있으나 미리 고지하지 않아 조사실이 따로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가해자와 피해자의 진술이 엇갈리는 경우 정황을 살피거나 사건 현장에 가서 수사를 하기 보다는 바로 가해자와 피해자의 대질신문을 진행함으로 해서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한 가해자와 마주앉아 사건당시의 상황을 다시한번 되짚게 한다. 수사상 꼭 필요한 상황이 아님에도 여/남의 성적인 문제라고 사소화 하여 대질신문을 통해 진실공방을 하고자 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고소인인 피해자에게 위협적이고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피해자들의 주요 호소내용이었다. 말하기 힘들어하는 피해자에게 시간을 주기보다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냐며 다그치거나 증거가 있냐고 의심하는 태도는 피해자를 당황하게 하여 진술에 있어서 혼란을 가져오는 것 등이 사법절차에서 발생하는 2차 피해 및 문제점으로 상담/지원 과정에서 발견되었다.

이러한 수사상 2차피해는 성폭력 피해 후유증을 더욱 심화 시킬 수 있고, 고압적이고 추궁하는 수사관의 태도에 모멸감과 수치심을 느끼게 된다. 또 수사관이 자신의 피해를 의심하거나 사소화 하여 수사가 진행되지 않을 것 이라는 불안감을 가지게 한다. 결국 피해자가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를 상실하게 되기도 한다. 이는 범죄 피해자로서 피해자가 가져야 할 최소한의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는 이와 같은 수사상 2차 가해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여 피해자의 고통이 가증되는 것에 대한 제재조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에 수사 과정에서 성폭력 피해자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피해자 권리에 대한 고지를 해야 한다. 담당 수사관은 피해자에게 조사 시 신뢰관계에 있는 자를 동석할 수 있다는 것, 관내 성폭력피해 전담의료기관 안내, 성폭력피해자 의료지원, 병원 갈 때의 유의점 등 피해자로서 권리를 안내해줘야 한다.
둘째, 증거수집은 수사기관에서 할 일이이다. 증거가 없다고 피해자를 무시하거나 고소 취하를 종용하면 안된다.
셋째, 사건발생 즉시 신고하지 않았다는 것을 문제 삼아서는 안된다. 낯선사람에 의한 성폭력이 많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61%가 아는 사람에 의해 발생한다는 것을 앞서 <표2>에서 확인했다. 같은 공동체에서 관계가 얽혀있는 사람이라면 고소를 결심하는 것이 쉽지 않을 뿐더러 아직까지도 피해자유발론이 팽배한 사회에서 고소를 결심하는 것 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법조문에 고소시기가 1년이라고 명시되어 있는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시일이 지난 이후 고소했다는 것만으로 피해를 의심해서는 안된다.
넷째, 물리적인 반항의 흔적이나 외부적이고 객관적인 자료들 이외 피해자의 심리상태와 사건 발생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다섯째,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통념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수사담당자들의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2차 피해가 대부분 형사, 사법절차 담당자의 성 고정관념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수사, 공판 담당자들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된다. 성폭력 사례, 성폭력 피해자들이 수사과정에서 입는 피해, 성폭력 피해자들의 심리에 대한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통념들이 팽배한 사회에서 고소를 하고 수사를 받는 과정은 그 자체로도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가해자를 처벌하기 위한 방법이기에 일정부분 감내해야 함을 피해자들도 알고 있다. 막연히 성폭력 피해자이기에 특별대우를 해야한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성폭력범죄와 법정형이 비슷한 다른 강력범죄(살인, 강동, 폭행 등)의 경우와 달리, 성폭력범죄의 경우에는 수사기관이 피해자를 비난하고 의심하는 태도는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행위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2. 데이트관계에서의 폭력과 스토킹

최근 한 시사 고발 프로그램에서 ‘데이트 폭력’을 주제로 방영한 뒤 경쟁적으로 언론에서 ‘데이트 폭력’에 대해 보도되었다. 자극적인 소재로 다루는 경향이 있어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그 동안 드러나지 못하던 피해를 다뤘다는 것에서 의미가 있다. 본 상담소 통계에 의하면 가해자/피해자 관계에서 이성친구 사이에 일어나는 성폭력이 165건으로 전체 상담에서 13.4%를 차지한다. 강간 111건, 성추행 17건, 통신매체이용음란 7건, 스토킹 30건이다.(<표2>참고) 남성들에게만 일방적으로 성을 허용하는 사회 분위기는 연애/데이트 관계에서 일어나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 애정표현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여기서 큰 문제점은 폭력의 심각성에 비해 가해자뿐만 아니라 주변인들도 성폭력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데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데이트 상황에서 발생하는 데이트 성폭력은 법적으로 보호를 받기 어렵다. 성폭력의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논의 속에서 데이트 관계에서 발생하는 성폭력이 현실적으로 성폭력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사회분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필요하다.

Posted by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민우회성폭력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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