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시각2012.09.25 17:31

 현재 양형위원회에서 설정한 성범죄 집행유예기준을 살펴보면, 집행유예 참작사유를 주요참작사유와 일반참작사유로 구분하고 각각의 부정적, 긍정적 사유들을 열거하면서, 집행유예 참작사유의 평가원칙 ①항에 ‘주요긍정사유만 2개 이상 존재하거나 주요긍정사유가 주요부정사유보다 2개 이상 많을 경우에는 집행유예를 권고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기준은 겉으로는 합리적이고 법관의 집행유예 선고의 재량을 제한하는 것처럼 보이나, 집행유예 긍정사유와 부정사유의 개수 차이만 가지고 일률적으로 집행유예의 여부를 판단한다는 것은 불합리하며, ③항에서 ‘①항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집행유예 참작사유를 종합적으로 비교ㆍ평가하여 집행유예 여부를 결정한다.

’고 정함으로써 실질적으로 법관의 재량에 한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 대표적인 예로 <2011.7.22.선고2011고합176> 판례(파일첨부)의 경우, 주요긍정사유로 ‘추행범죄에서 추행의 정도가 약한 경우’와 ‘처벌불원’으로 2개이고, 주요부정사유로는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 1개여서 그 개수의 차이가 1개임에도 불구하고 집행유예를 선고하였다.

성범죄 판례를 분석하면서, 특히 1심에서는 실형을 선고하였는데 항소심에서 피해자의 처벌불원으로 인해 다른 추가 사정없이도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판례들의 경우, 친고죄 폐지를 눈앞에 둔 현 시점에서 피해자와의 합의, 피해자의 처벌불원이 집행유예의 결정적 이유가 되고 있었다는 점이 안타까웠다. 양형위원회가 양형기준을 설정하는 목표는 법관이 공정하고 객관적인 양형을 하도록 함에 있다. 그런데 위와 같은 양형위원회의 집행유예 기준은 차라리 처음부터 정하질 말던가, 정했으면 법관의 자의적인 재량권 행사를 합리적으로 제한하는 기능을 해야할텐데, ③항으로 인해 결국은 법관의 재량의 한계를 없앰으로써, 피해자의 처벌불원이 사실상 집행유예 여부를 결정짓는 유일한 요소가 될 수 있는 통로가 되고 있는 꼴이라는 생각이 든다. 국민들의 법관의 성범죄에 대한 집행유예 선고 남발에 대한 불만을 의식한 형식적인 기준에 불과할 뿐, 있으나 마나한 ‘빛 좋은 개살구’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연재 글의 번째 타자가 되어 영광스러운 홍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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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민우회성폭력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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