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시각2012.11.05 11:33

 



판례분석 기획단의 여섯 번째 글.
판례분석을 하며 나왔던 다양한 이야기들이 이미 앞서 올라온 다섯 꼭지의 연재에서 상당부분 다루고 있기에 이번 글에서는 기획단의 판례분석 활동의 이름인 ‘검판사 이렇게 할 수 있다(해 달라)’에 대한 이야기 중 하나를 짧게 적으며 연재를 잇고자 한다.

의정부지방법원 2010고합324,2011고합22(병합),2011전고5(병합) 판결을 보면 양형의 이유 중 <이혼으로 별거 중인 피고인의 부모들이 이 사건으로 인하여 재결합의 필요성을 느끼고 피고인에 대한 선도의지를 보이고 있는 점>을 유리한 정상(감형의 사유)으로 고려함을 밝히고 있다. 부모의 선도의지는 어떻게 판단했으며 왜 이것은 감형의 이유가 되는가.

부모의 선도의지와 함께 이혼한 부모의 ‘재결합’을 언급한 것을 볼 때 피고인의 부모가 이를 이유로 탄원을 했으리란 짐작을 할 수 있다. 또한 법관은 ‘이혼했지만 아들을 위해 재결합을 한다’는 것을 선도의지로 판단한 것으로 보이며, 그것은 법관이 ‘재결합’에 큰(혹은 긍정적인) 가치를 두기 때문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씁쓸하다. 이는 ‘부모역할’을 너무 과도하게 설정하고 책임을 부여하는 사회분위기를 고착화시키는 것에 대한 불편한 마음과 함께 부모의 ‘재결합’이 더 나은 결과(가치)를 가져올 것이라는 판단에 대한 씁쓸함이다. 또한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법관이었다면 양형은 달라졌을 것이란 생각 때문이다. 만약 부모가 아닌 누군가가 피고인에 대해 강력한 선도의지를 보인다면 이때에도 위의 판례와 같이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되어 감형이 될 수 있을까.

감형을 해주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이 아니다. 법관 개인의 가치관이 양형에 영향을 주기에 법관이 다르면 양형기준의 적용과 그 이유도 달라 질 수 있다는 것씁쓸한 것이다.(양형이유가 동의되지 않는 것은 차치하고) 이는 판결 간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에 형평성 문제로도 연결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양형기준을 새로이 수정 마련한다고 해도 법관의 가치관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에 씁쓸함이 더해진 소식이 있었다. 얼마 전 한 단체가 법정 모니터링의 결과를 발표했다. 법관이 서슴없이 반말과 막말을 던지며 고압적인 태도로 재판에 임한다는 불편한 진실이었다. 이에 화가 난 국민들에게 대법원장이 사과를 하며 사태는 일단락된 듯 보인다.

그러나 사과로는 너~무 부족하다. 그들의 가치관이 반영된 판결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는 지금의 현실에서 그나마 부족함과 염려를 줄이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또 다른 법개정, 양형기준의 수정으로는 부족하다. 이에 속히 법관의 성인지적 관점과 인권감수성에 대한 점검과 교육의 마련이 필요하다. 매우 절실하다. 롸잇 나우!

기획단 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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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민우회성폭력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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