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소ing2015.01.02 17:00


2014년 재판동행지원단 활동을 마치며


  2014년 12월 19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두 개의 재판에 재판동행지원단으로 참여했습니다. 첫 번째로 동행한 재판은 지난 9월에 서울서부지법에서 유죄로 선고공판이 내려진 사건의 2심 재판이었습니다. 서울고등법원에서 2심 재판이 열렸고 피고인이 유죄라는 것은 2심 재판에서도 계속 유지되었습니다. 피해자가 1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포기하지 않고 재판을 진행해 유죄를 입증했다는 것이 의미 있게 느껴졌습니다. 

  두 번째로 동행한 재판은 대법원이 1심에서 12년, 2심에서 9년을 선고받은 연예기획사 대표에 의한 여중생 성폭력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사건의 파기환송심 이었습니다. 위 사건이 기사화되며 판결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졌고 재판을 하는 19일 아침에 한국여성민우회와 다양한 시민단체가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등 위 사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매우 컸습니다. 피해자가 미성년자이고 가해자는 연예기획사 사장이며, 가해자의 성폭력으로 인해 피해자가 임신을 하는 등 피해자가 힘들고 절박한 상황이었다는 점이 면밀히 고려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해자에게 유리한 3심 판결이 나온 이유가 되었던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보낸 메시지와 편지에 대하여는 활자화된 의미를 고려할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그러한 메시지를 보내게 된 심리적인 상황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 또한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해당 사건의 판결은 앞으로 미성년자 성폭행에 대하여 사회에 미칠 영향력이 클 것이기에 공정하고 올바른 판결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봄, 마포구 성산동에 있는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에서 성폭력피해자 재판동행지원단 활동에 참여하기 위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 후 재판동행지원 활동에 참가했고 12월 19일 올해의 마지막 재판동행지원단 활동을 하며 한 해 동안 배운 점을 되돌아 볼 수 있었습니다.

  피해자와 함께 재판과정을 지켜보며 피해자가 길고 긴 법정 싸움을 하는 것은 어렵고 힘든 일이라는 것을 느끼고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재판 과정을 이끌어 나가는 피해자의 힘과 용기를 보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재판의 주체로 참여하지 못하고 방청석에 앉아 있거나 증인으로 증언을 하는 소극적인 방법으로 재판의 진행을 보아야 하는 성폭력 피해자의 법적 지위의 취약성 또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피해자를 위한 다각적인 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재판이 끝난 후 피해자와 민우회 활동가, 다른 재판동행지원단들과 함께 그 날의 재판에 대해 이야기하고 앞으로 재판이 진행될 방향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것 또한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재판동행지원단 활동을 통해 재판동행이 물리적으로 재판에 함께 동석한다는 의미 뿐 아니라 피해자에게 정신적으로 든든한 지원군 역할 또한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고 보람을 느꼈습니다.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은 있지만 어떤 방법으로 관심을 표현하고 활동해야 할지 몰랐을 때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재판동행지원단 활동은 올바른 사회가 되기를 원하는 구성원의 한 명으로서 매우 뜻 깊은 활동이었습니다. 앞으로 내년 재판동행지원단 활동에 참여하실 분들께도 뜻 깊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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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민우회성폭력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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