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한 시각2015.01.23 21:18

광주고등법원의 부부강간 유죄 판례 환영’, 하지만 아쉬운점이 있다.

 

지난 17일 부부강간사건(광주고등법원 제주형사부)에 대해 유죄가 선고된 판례가 주요 뉴스로 보도되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해자는 국제결혼을 해 혼자 한국에 와 남편 외에는 의지할 사람이 없었고, 피고인은 피해자를 평소 폭행하기도 했다, “거부의사를 표시하는 것 말고는 사력을 다해 반항하는 등 적극적 항거를 시도하기 어려워 보임을 인정할 수 있다고 밝히며 유죄판결을 내렸다.

 

이 판례가 주목받는 이유는 지금까지 법원이 부부간의 강간사건에 대해 유죄를 선고가 거의 없었고, 폭행이나 흉기사용을 동반한 경우에 한해 극히 소수의 사건에 대해서만 유죄판결을 내려온 것에서 강간 당시 폭력, 위협, 흉기 사용이 없었더라도 평소 가해자의 폭력과 가학적 행위가 피해당시 피해자의 항거를 곤란하게 했다는 것을 참작해 유죄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기존에 법원이 민법상 부부의 동거의무를 혼인 시 성관계 의무가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부부간에 성관계는 언제든지 응해야 하는 의무이기 때문에 원치 않은 성행위라고 해도 강간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법 관행에서 벗어나 부부관계라도 하더라도 성적자기결정권이 존중되어야 하며, 동의되지 않은 성행위를 강간으로 판단했다는 점에서 이번 판례는 매우 의미 있으며 환영한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 2심 재판부가 부부강간을 인정해 유죄판결을 했음에도 1심의 선고(징역 5) 보다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으로 큰 폭의 감형을 했다는 것이다. 그 감형 사유가 2심 재판 진행과정 중 피해자와 합의였는데, 피해자와의 합의가 피해자의 진정한 의사에 의해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재판부의 고려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이번 사건처럼 가정폭력이 동반된 부부강간 사건의 경우 가족관계라는 특성으로 인해 남은 가족들로부터의 합의 종용, 합의에 동조하지 않았을 시 집행유예 등으로 풀려나 보복을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합의를 할 수 밖에 없는 사례들이 많다. 합의는 피해자의 피해회복을 전제로 성립하며, 따라서 피해자의 이익, 감정에 기반 한 피해자의 의사에 의해 선택되는 피해자의 권리로 해석되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그리고 합의의 본질이 피해자의 피해회복 자체에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성폭력의 가해자로서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은 양형상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적으로 당연한 것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소은, 성폭력범죄 합의와 관련된 고민들. 2012.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그러므로 성폭력 사건에 있어 합의를 감경요소로 삼을 때는 합의 결과 보다는 합의를 통해 피해회복이 이루어졌는지를 살피는 재판부의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유죄 판단 만큼 형을 결정하는 양형과 그 사유 또한 사법정의 실현의 중요한 내용이다. 이번 판례를 계기로 앞으로 부부간의 강간을 부부간 허용될 수 있는 일이 아닌 범죄로서 법원이 인지하고 실질적인 처벌을 해야한다.

 

* 참고 자료 <판사 이렇게 할 수 있다>성폭력 범죄 판결 속 양형에 대한 의견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는 지난 2012년 성폭력범죄 판결에 있어서 형의 결정(양형)이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판례분석을 바탕으로 양형에 대한 의견서를 각 법원에 송부하여 재판부에서 판결에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도록 아래와 같은 의견을 제시하였다.

의견서 전문보기 클릭

1. 판결문에서, 양형이유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라.

2. 피해자와의 합의가 양형감경사유로서 제시될 때, 양형에 미치는 정도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라.

3. 친족간성폭력 및 부부강간죄의 합의에 대한 양형의 판단은 관계의 특수성과 합의의 과정을 반드시 고려해서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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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민우회성폭력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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