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소ing2015.09.03 17:41



9/2 르노삼성자동차 성희롱사건 재판동행한 첫사람 미미님의 후기입니다 :)


9월 2일에는 르노삼성자동차 성희롱 사건의 민사재판을 방청했습니다. 형사재판과 달리 원고와 피고 변호사가 대등한 당사자 지위에서 파워포인트를 이용해 쟁점 별로 변론을 펼쳤습니다. 성희롱 사건 발생과 이후의 보복성 조치에 대해 사측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피고 측 변호사는 회사의 책임을 부정 또는 경감하기 위해 무리한 주장을 펼쳤습니다. “1년에 30분에 불과한 성희롱 예방 교육이 원고 측 기준에선 물론 부족하겠지만, 사용자책임을 물을 만큼 부실한 것이었다고 할 수 없다. 예방교육을 잘한다고 신적으로, 완전하게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회사 내에서 성희롱이 만연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 아니라면 사용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발언이 기억에 남습니다. 


연 1회의 예방교육 실시의무가 성희롱 예방이라는 정책적 목적을 달성하려면, 성희롱 피해자들의 시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정책들을 평가해야 하는데도 사용자측의 관점에서 판단하려는 논리였습니다. 이런 태도는 ‘성희롱 피해자는 대부분 여성이고, 여성의 피해를 예방하려는 정책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따를지는 회사의 배려 정도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고에 기반하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성희롱 피해를 성차별적인 인권 침해로 보지 않고 기업에게 부담을 주는 사소한 문제로 치부하고 이런 관점을 정당화하려는 모습이 충격적이었습니다. 


특히 “법에서 피해자들을 보호한다고 해서 특권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이 우리 회사의 사회적 신용을 떨어트리고 사회적 이목을 집중시킬 만큼 대단한 것이라 보지 않는다. 원고는 언론과 여성단체, 총리급 의원들의 전능적인 법률조력을 받고 있어서 회사는 재판 이전부터 사회적 신용을 잃었다. 이 재판을 계기로 사회적으로 가치가 있는 판례를 만들려는 목적인 것 같은데 그만한 가치가 있는 사안인지도 모르겠다.” 고 말하는 피고 측 주장은 전형적인 성차별적 시각을 보여준 것이었습니다. ‘성적 수치심‘을 개인의 감정 문제로,’성희롱‘을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구조화된 차별이 아닌 개인 간의 문제로 축소화하려는 주장이었습니다. 


피고 측 변호사의 주장과 반대로 이 재판이 직장 내 성희롱 사안에 있어서 사회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 생각합니다. 성희롱 방지와 해결을 위해 마련된 법제도가 도입 이후 얼마나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는지 판단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원고가 승소한다면 성희롱 예방을 위한 사회적 의지가 표출된 것으로써 이후 기업의 적극적인 의무가 요구될 것이므로 성차별적 기업 문화도 개선될 것입니다. 반면 피고가 승소한다면 여전히 사회는 제도에 뒤쳐진 성차별적 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겠지요. 앞으로 남은 재판 과정에서 부디 재판부의 올바른 판단이 빛을 발하길 바랍니다.  


/첫사람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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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민우회성폭력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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